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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3일 목요일

이어령 교수의 회심과 영적 감수성

전 문화부장관이었던 이어령교수가 기독교인이 되고 세례를 받은지 5년이 되어간다.

젊은시절 반기독교적 글들을 많이 썼던 사람이기에 그가 기독교인이 된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었다.

그 이후 이어령교수는 기독교 관련 책들을 꾸준히 내고 있다.

기독교인이 된 후 처음 낸 책이 아마도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인듯 하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자신의 이야기, 특별히 기독교인이 된 이야기를 담았다. 역시 문학평론가다운 글솜씨가 인상적이다.

얼마 전에 또 한 권의 책이 나왔다.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웬만한 목사, 신학자들보다 성경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역시 인문학의 대가다운 위엄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느껴진 것이 있다.

이 책에서 그는 지속적으로 자신이 기독교인이 아니었을 때와 기독교인이 된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며 성경이 얼마나 큰 진리를 담지하고 있는지를 강조한다.

철저하게 무신론적 삶을 살았던 그가 나이 70이 넘어서 세례를 받고(세례받을 때 나이가 75세였다) 이제 80이 다 되어 영적인 삶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있음을 본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기에서 한국의 소위 '유명한 목사님들'과의 결정적인 차이가 느껴진다는 점이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 분별력이 약해지고 자기 통제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내가 60세가 되면 은퇴를 해야하지 않을까 혼자서 생각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인데,

어쨌든 나이를 먹으면 자기를 통제하고 있던 의지가 약해지면서 내면에 있는 숨겨진 본성들이 드러나게 된다.

이어령교수의 회심도 이런 현상 속에서 일어난 일 중 하나라고 여겨지는데, 오랜 세월동안 지성이라는 자기 통제력으로 억압해 두었던 종교적 감수성이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살아나는 것인 듯 하다.

그는 젊은시절부터 오랜 세월동안 기독교를 반대하며 살아왔다(하지만 그는 성경을 꽤 알고 있었고 성경에 대한 문학적 식견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비록 그가 비기독교인이었고 반기독교적 행보를 걸어왔지만, 그의 삶을 살펴보면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함과 겸허함, 그리고 자기부인이 있었음을 보게 된다.

사실, 영적 갈망이라는 것은 종교적 행위나 신념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향한 진지함과 자기부인에 맞아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종교적 행위들에 뛰어나도 조금도 영적이지 않은 사람이 있고, 종교적 행위는 없지만 깊이있는 영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그가 비록 젊은 시절 지성이라는 의지적 노력으로 내면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영적 갈망들을 통제했을지라도 그는 이미 영적 삶을 잉태하고 있었고,

육신의 노화와 함께 일어나는 지적 의지의 약화로 말미암아 영적 감수성들이  살아나고 있는 듯 보인다.

이것이 내가 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느끼게 된 부분들이다.

이와는 반대로,

노년에 온갖 추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유명한 목사님들'을 요즘 너무 자주 보게 된다.

나는 이어령교수에게 일어난 현상이 동일하게 그분들에게서도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뛰어난 종교적 행위들 뒤에 숨겨두었던 세속적 욕망들이 자기 통제력을 상실해 가는 노년에 여과없이 노출되는 것이다.

그분들이 젊은 시절 어땠는지, 그 내면이 어떠했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추측하기는,

위대한 종교적 성과들과 함께 자기부인, 삶에 대한 진지함, 겸허함 등과 같은 영적 갈망들은 사라지고 성공, 명예, 권력, 부와 같은 세속적 욕망들이 그 내면을 채우게 된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종교적 언어와 자신이 이룩한 성과들로 그 욕망들을 적당히 가려두고 포장해 두었지만 점차 나이가 들며 그 욕망들이 주체할 수 없이 새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자기부인, 세상과 자신을 향한 진지함, 악에 대한 철저한 인식, 창조세계 앞에서의 겸허함,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끝없는 자각,

젊은 시절에 이런 것들을 놓쳐버리면 아무리 뛰어난 업적을 이루고 종교적 성과를 내고 이름을 날린다 할지라도

그 노년은 욕망의 노예가 되고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는 교훈을 얻는다.

이어령교수의 회심과 그의 글들을 보며, 또 내가 만났던, 내가 접했던 소위 대형교회 유명한 목사님들을 보며,

조금 더 진실해지고 정직해 지기로 결심하게 되는 오늘이다.

댓글 5개:

  1. 블로그 관리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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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국은 무언가요? 산다는것인가?죽는다는 것인가요? 종교를 하는이유는 생노병사의 문제아니갰는가? 인간이 태어나서 아프지않고 죽지않고 오래오래살픈것이아닌가?그래서 종교를 하며 많은 물질도 아끼지않고 바치는것인데 성경적 지식이 부족한것같아요 이어령선생님 세상교육은 훌룽했지만 성경은 모루는초등수준입니다 히5:12절말씀 참작하시고 온전한 신앙으로 변화되어야합니다 성경은 본자만이 증거할수있습니다 이거다 저거다 는 다 모루는소리 입니다 이조은 세상 예수안믿어도 백세를 훌쩍 넘기며 사는데 왜 목사인 따님은 한참 일할 나이에 세상을 떠았을까요?생명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없기 때문이지요 차세기의 아담도 육적인 사람은 이미 있는자체에 생기(말씀)을 코에 불어넣어 생령이 된것입니다 즉 육체를 창조한것이 아니라 영을 차조했어요 하나님께서 생명되신 말씀으로 아담의 심령을 살려 생명 있게하여 범죄하여도 죄를 지어도 930을 살게 하셨지요?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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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위에분의 잘못된 생각과 해석으로 다른사람들에게 혼란을 불어일으키지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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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2년 5월 3일 익명님..
    귀한 말씀 감사합니다.
    자기와 다르면 잘 모르는 것이고, 자기는 잘 알고 있는 태도는 하나님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기독교는 생로병사의 문제가 핵심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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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이어령교수님의 성경해석이 맘에 들어요..^^
    무신론자도 감동 받을 수 있는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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