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현재 주류 기독교에서 '예수의 동정녀 탄생'이 자리잡고 있는 교리적 위치를 살펴보고, 그것이 과연 성경에 말하는 기독교 복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표면적으로는, 예수의 동정녀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글이 전개되겠지만 궁극적으로 말하려고 하는 바는 내가 이해하는 '기독교 복음의 본질'에 관한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1.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는다?
예수의 동정녀 탄생에 역사적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향해 어떤 이들은 '나는 성경을 있는 그대로 믿는다' 라고 자신의 신앙심을 표현합니다. 참 믿음 있어 보이는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는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설령 그렇게 믿는다 해도 말이지요.
모든 텍스트는 해석 되어야만 우리의 인식체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어떤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미 우리는 무의식 중에 우리의 해석적 틀 안에서 그 텍스트를 해석하고 있는 것이지요. 해석의 과정 없이 텍스트가 우리의 인식 안으로 들어올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글자를 먹는다고 그것이 이해되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믿는다고 생각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미 성경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고 이해하는 모든 것이 사실은 우리의 기본 지식, 문화, 가치, 언어적 습성 등을 통해 해석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