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언급했듯이 구약성서에는 '하느님의 나라'라는 표현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하느님의 나라라는 개념이 구약성서에서 낯선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구약성서 전반에 중요한 기둥으로 서 있다.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에 정착한 이후 사울 왕을 시작으로 왕정이 시작됐다. 그리고 남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하기까지 이스라엘에는 쭉 왕이 있었다. 남북왕조의 분열 이후 남북이 서로 다른 신학적 강조점을 가지고 왕조가 이어졌지만 남북왕조 모두 왕정국가라는 형태를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왕정에는 특별한 점이 있었는데, 사무엘서에서 사울을 왕으로 세울 때 이스라엘의 왕정신학이 잘 드러난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스라엘의 진짜 왕은 야훼 하느님 뿐'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