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털 사이트 정보검색에 한 청년이 질문을 올렸다.
자신이 다니는 교회 담임 목사의 연봉이 1억원, 매달 활동비로 1천만원이 지급되는데 적정한 것인지 묻는 질문이었다.
많은 답글이 달린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대다수가 기독교를 비난하는 글이었다.
목사의 월급, 얼마 정도면 적당한 것인가?
사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목사들은 월 200~30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내 생각엔 70% 가량의 목사가 그렇다.
5% 미만의 목사가 월 50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 20% 이상은 200만원 미만의 월급으로 생활을 한다.
목사의 하루 일과는 새벽 5시 새벽기도로 시작해서 심방과 상담, 설교준비, 잡다한 행정 업무, 때로는 차량 운행과 교회 보수작업, 심지어 교회 청소까지 매우 다양한 일들로 채워져 있다.
하루 일과가 일찍 끝나면 5-6시, 보통은 10-11시에 끝이 난다.
또한, 정규 교단에 소속된 목사들은 대부분 석사 학위 이상의 공부를 마친 고학력자이다.
이러한 여러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비슷한 수준의 학력과 능력을 갖추고 비슷한 양의 업무를 처리하는 다른 직종에 비해 사실 월급의 수준은 현저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목사의 월급을 가지고 목사를 비난하는 글을 볼 때 목사로서 솔직히 속이 상한다. 대부분의 목사가 기초 생활비 밖에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하며 밤낮으로 일하는데 억울한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한국교회의 자화상이고 세상에 비쳐지는 모습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 속상하다.
그러나 일부 목사들이 지나치게 많은 월급을 받는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일명 촌지(寸志)가 그것이다.
교인들은 일반적으로 목사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교통비나 책값에 보태라고 촌지를 건넨다.
목사의 월급이 지금보다 훨씬 더 형편 없던 시절, 교인들이 목사의 궁핍한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일종의 기부 행위가 관례로 남아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학교나 다른 기관에서, 혹은 정치인들이 댓가를 바라고, 혹은 모종의 이익을 얻기 위해 건네는 촌지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댓가를 바래서, 혹은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라 대부분이 마음의 감사나 기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 촌지 문화는 빨리 정리되어야 할 구습이다. 이유는 여러가지이다.
첫째, 목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돈이 아니라 존경과 순종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여 가르치며 바른길을 지도하는 자로서 교인들의 존경을 먹고 산다. 그러므로 목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며 살아가는 성도의 삶이다.
둘째, 목사에 대한 예우는 성도들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몫이다.
세상 사람들은 흔히 헌금을 목사 개인이 관리하고 유용한다고 오해한다. 그러나 교회에 기부되는 헌금은 교회 공동체가 세운 사람들에 의해 투명하게 관리된다. 마찬가지로 목사에 대한 예우도 교회 공동체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며 그 틀 안에서 목사의 월급과 기타 필요 경비가 지출되는 것이다. 목사의 생활비나 활동비가 부족하다면 그것을 채우는 것은 성도 개인의 몫이 아니라 교회 공동체의 결정에 따른 몫이다.
셋째, 교회 안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 안에는 부자도, 가난한 자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이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는데 조금의 불편함이나 열등감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촌지 문화는 이러한 연합과 일치를 깨뜨리기 쉽고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하게 된다. 목사의 양심과 공정성을 위해서 촌지는 사라져야 한다.
상상교회는
적절한 수준에서 목사의 월급을 결정한다. 촌지는 어떠한 경로로도 존재하지 않는다.
교인들은 헌금 중 일부를 '목회자 지원비'로 기부할 수 있고
그렇게 모여진 헌금은 목회자의 활동과 더 나은 목회를 위한 교육비, 예비목회자 양성을 위한 장학금 등으로 사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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