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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14일 목요일

요한복음연구 10

요한의 두 번째 증언

요한복음 3장 22-30절

요한복음은 예수에 대한 세례요한의 증언을 한 번 더 언급한다. 요한의 첫 번째 증언이 철저하게 세례와 연관돼 있던 것처럼(1:33) 두 번째 증언도 역시 세례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3:26).
예수께서 유대지역에서 세례를 주셨다는 것과(3:22) 예수에게 세례 받는 사람들이 요한에게보다 더 많아졌다는 배경 속에서(3:26) 요한복음은 다시 한 번 ‘물’이라는 주제와 그것과 함께 공명하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드러낸다.

요한복음에서 물은 예수의 죽음을 말하는 은유로서 강하게 부각된다. 물은 예수의 육체적 죽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오직 요한복음에서만 십자가상의 예수가 창에 옆구리를 찔렸고 거기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보도한다(19:34). 이는 세례와 물이 예수의 죽음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읽혀야 함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세례에 관한 논쟁은 결례, 즉 정결에 관한 논쟁으로 귀결되어 있다(3:25). 결례에 관한 주제는 이미 혼인잔치 사건에서 나타난바 있다(2:6). 결례는 율법과 성전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요소로서 성전을 기반으로 율법 안에서 살아가는 삶의 핵심적인 표지이다.

세례에 관한 이야기가 정결에 관한 논쟁으로 발전한 것은 요한의 세례가 쿰란공동체의 그것과 닮았음을 보여준다. 쿰란 공동체는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을 거부하고 스스로를 성전으로 이해했고 세례를 통하여 지속적인 정결을 유지해갔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요한이 쿰란 공동체의 영향을 받았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쿰란 공동체가 성전에 대한 거부와 함께 그들 나름의 정결예식을 가졌던 것과 비슷하게 요한의 세례 또한 같은 기능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즉, 세례와 결례에 대한 논쟁은 성전의 기능과 율법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맞물려 있고 세례는 기존의 성전, 율법의 역할을 거부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는 예수의 세례가 하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요한의 증언(3:27)의 배경을 형성한다. 이 땅에서의 결례, 즉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온전해 지는 것은 율법과 성전의 지지를 통해 이루어지지만 하늘에서 지지해 주는 진정한 결례는 그리스도이신 예수의 진정한 세례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만 하나님의 진정한 백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례에 대한 이러한 언급은 예수의 첫 번째 표적 사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유대인의 결례를 따라 놓여 있는 돌 항아리가 여섯이었다는 것(2:6)은 여섯이 상징하는바와 같이 불완전을 의미한다. 율법에 따른 하나님의 백성 됨은 불완전한 것이다. 오히려 예수의 육체를 상징하는 물이 포도주로 변화되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결례만이 진정한 것이고 그것이 하늘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권위이다.

세례 요한은 자신이 신랑의 친구라는 비유를 사용하면서 예수의 첫 표적이었던 혼인잔치를 상기시킨다. 결국 요한이 지속적으로 예수에 관하여 증언하고 있는 것은 결국 예수의 첫 번째 표적을 통하여 나타난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한 영광이다.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요한의 고백(3:30)은 하나님의 창조세계 회복이라는 더 큰 그림을 보도록 우리를 초청한다.

사실, 현대 개신교의 모든 칭의에 관한 논쟁은 개인의 구원에 맞춰져 있다. 모든 논의의 중심에 ‘내’가 들어서 있고 그것도 내가 사후에 어찌 될 것인가 하는 것을 겨냥하고 있다. 그래서 예수에 대한 요한의 증언도 개인적 구원의 견지에서 해석되어 예수의 그리스도 되심을 철저하게 개인의 칭의 범주로 한정시킨다.

그러나 요한의 증언과 그의 정체성에 관한 고백(3:29)은 개인의 구원을 넘어서 하나님의 더 큰 계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증언, 율법과 성전의 시대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선언이 증언의 핵심이다.

망가진 창조세계, 어둠에 뒤덮인 세상을 회복하고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새로운 질서가 이 땅에 도래했다는 증언, 하늘의 질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밝혀 가신다는 증언이 세례요한의 고백을 통해 우리가 듣게 되는 핵심이다. 개인이 구속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해 가시는 하나님의 이야기가 우리가 성경을 통해 만나는 진정한 복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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