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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8일 수요일

불순한 기독교(기독교와 반공사상의 만남을 보며)

얼마 전 보수 우익 단체들이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위한 6-6 국민대회"를 열었습니다.

극단적 보수주의를 대표하는 여러 목사님들이 참석해서 자리를 빛내 주셨네요.

이 자리에서 그 목사님들은 '김정일은 X새끼'라는 욕설까지 섞어가며 북한을 비난했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아멘'으로 화답했습니다.

한 목사님은 '중국이 사유재산을 인정해서 거지같은 나라에서 대국이 되었다'면서 우리나라를 공산주의로부터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고 설교했습니다.

또 어떤 목사님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며 자기가 대통령 뽑아 준 것은 경제 살리라고 그런 것이 아니라 종북 좌파로부터 나라를 지켜 달라고 뽑아준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꽤 오랫만에 기독교와 반공사상이 결합된 대규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 기사를 보며, 처음에는 어이가 없고 조금 지나서는 화가 나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르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집회에 열성적으로 참석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것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직도 복음과 반공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지와 자신의 신념을 좋은 믿음으로 착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자유주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구분하지 못하고 자기들 편리한대로 해석해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펴는 그들의 용기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그런 무지와 착각에 상당수의 젊은이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화가 난 것은 그런 상황을, 민중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목사들 때문입니다.

그들이 읽는 성경은 도대체 어느 나라 성경인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성경을 읽기나 하는 것인지 의심이 됩니다.

자기들 편리한대로, 자기 입맛에 맛는 것들만 취사선택을 해서인지, 어떻게 내가 보는 성경과는 너무나 다른 '하나님의 뜻'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무지 때문에 화가 나고, 그들의 편협함과 뻔뻔함에 화가 나고, 그들이 파 놓은 함정에 빠져드는 사람들을 보며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들이 기독교에 반공사상이라는 불순물을 섞어 성경을 보고, 해석하고, 적용하듯이

나도 기독교에 나만의 불순물들을 섞어 놓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혹시 내가 믿고 가르치는 기독교가 불순한 기독교는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성경을 정직하게 보고 있는지, 더 진지하게 하나님의 뜻을 묻고 돌아보고 있는지 생각해 볼 때, 사실 크게 자신은 없습니다.

알면서 잘못 하지 않기 위해, 몰라서 잘못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당신의 기독교는 순전합니까?

반공사상과 같은 쓰레기들이 당신의 기독교에 섞여 있지는 않습니까?

나 자신과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나의, 그리고 당신의 믿음은 순전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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