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라는 표현은 구약성서에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가 신약성서가 시작되는 마태복음서에 뜬금없이 '천국'이라는 말로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것도 신약성서의 핵심인 예수와 세례자 요한에 의해서 말이다. 그러니 구약과 신약의 흐름, 더 나아가 구약과 신약의 비어 있는 중간시기에 대한 이해 없이 성서를 읽으면 '예수께서 천국이라는 새로운 복음을 선포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래왔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께서 전한 천국복음이란 것이 구약 시대에는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계, 즉 사후의 천국에 관해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는 선구자를 넘어 인간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하느님께서 계시는 천상의 세계를 보여주신 분이다.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말도, 구원자라는 말도, 메시아라는 말도 모두 천국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신 분이라는 의미에서 해석된다.
그러나 앞 글에서 언급했듯이, 복음서에서 말하는 천국은 그런 천국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천국이라는 단어가 복음서에서 처음 나올 뿐, 이미 동일한 개념은 구약성서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2015년 9월 20일 일요일
2015년 9월 12일 토요일
예수가 말한 하느님의 나라 2 - 가짜 서론: 꼭 해야하는 얘기지만 서론은 아닌.
죽어서 가는 천상도시(농촌이 아닌 도시!)로서의 천국에 대해 성서는 침묵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성서가 말하는 천국은 신자들의 사후에 맞이하게 될 천상의 도시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신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천국이라고 불리는 천상도시로 이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서가 말하는 천국은 그런 '장소'가 아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가짜 서론'에서 잠시 다루려고 한다. 이 글이 가짜 서론인 이유는 글 전체의 논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천국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꼭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론 부분에서 다루고 넘어가지만 진짜 서론은 아니다.
하느님 나라가 무엇인지, 예수께서는 왜 하느님의 나라를 전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천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것이다. 물론 천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다고 하느님 나라가 절로 깨달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천국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바로 잡혀야 비로소 예수께서 전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이해의 첫 걸음이 시작될 수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가짜 서론'에서 잠시 다루려고 한다. 이 글이 가짜 서론인 이유는 글 전체의 논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천국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꼭 다루어야 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론 부분에서 다루고 넘어가지만 진짜 서론은 아니다.
하느님 나라가 무엇인지, 예수께서는 왜 하느님의 나라를 전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천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는 것이다. 물론 천국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는다고 하느님 나라가 절로 깨달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천국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바로 잡혀야 비로소 예수께서 전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이해의 첫 걸음이 시작될 수 있다.
2015년 9월 11일 금요일
예수가 말한 하느님의 나라 1 - 서론을 위한 서론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 이야기의 주제가 '하느님의 나라'라는 것을 알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나름대로 성서도 읽고 교회에 관심도 많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신학대학에 진학할 정도의 열심은 있었지만 복음서의 예수 이야기가 하느님 나라 이야기라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
교회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차례 성서공부 인도를 했다. 주로 복음서와 예수 이야기를 했는데, 복음서의 이야기가 하느님의 나라에 맞춰져 있다고 알고 있는 성도를 만나기는 참 어려웠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였고 들어는 봤으나 대략적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천국'과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구별되느냐 물었을 때, 그 둘이 같은 개념이라고 답한 사람은 10년 동안 한두명 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듯 성서의 핵심 개념인 하느님 나라와 일반교회에서 성도들이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 복음 사이에는 과연 극복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동떨어져 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말씀하시고, 하느님의 나라가 왔다고 선언하시고,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사셨는데, 이 시대의 교회는 예수 믿어 천국 가는 이야기, 이 땅에서 복 받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예수 없는 예수복음 이야기가 복음의 핵심으로 전수되고 확대 재생산 되는 근본적 이유 하나가 바로 복음서의 핵심인 하느님 나라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를 그저 죽어서 가는 천국, 혹은 예수 잘 믿고 복 받아서 마음 편하고, 교회 생활 잘 하고, 가정 행복한 것 정도로만 이해한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
교회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여러차례 성서공부 인도를 했다. 주로 복음서와 예수 이야기를 했는데, 복음서의 이야기가 하느님의 나라에 맞춰져 있다고 알고 있는 성도를 만나기는 참 어려웠다. 하느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듣는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였고 들어는 봤으나 대략적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천국'과 '하느님 나라'가 어떻게 구별되느냐 물었을 때, 그 둘이 같은 개념이라고 답한 사람은 10년 동안 한두명 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이렇듯 성서의 핵심 개념인 하느님 나라와 일반교회에서 성도들이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 복음 사이에는 과연 극복될 수 있을까 싶을만큼 동떨어져 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말씀하시고, 하느님의 나라가 왔다고 선언하시고,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 사셨는데, 이 시대의 교회는 예수 믿어 천국 가는 이야기, 이 땅에서 복 받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예수 없는 예수복음 이야기가 복음의 핵심으로 전수되고 확대 재생산 되는 근본적 이유 하나가 바로 복음서의 핵심인 하느님 나라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를 그저 죽어서 가는 천국, 혹은 예수 잘 믿고 복 받아서 마음 편하고, 교회 생활 잘 하고, 가정 행복한 것 정도로만 이해한다. 예수의 삶과 가르침이 송두리째 부정당하고 있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