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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8일 수요일

교회의 공해와 폭력(교회 주차문제를 보며...)

요즘은 건축물 허가에 주차장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기 때문에 신축건물에는 그에 따른 주차장을 필수적으로 마련합니다.
특별히 대형으로 운영되는 상점이나 마켓의 경우 대형 주차장은 필수적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 된 기관이나 건물들은 주차장을 마련하지 못해 애를 먹곤 합니다.

교회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오래 된 교회들은 확보하지 못한 주차장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새로 지은 교회들도 건축비에 많은 지출을 하다보니 주차장을 넉넉하게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교회가 작은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성도가 5백명, 천명, 만명으로 늘어나면 주차 문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골칫거리가 됩니다.
제가 있던 교회들도 하나같이 주차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넘쳐나는 차들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서 도로 갓길 주차는 물론이고 이중, 삼중으로 주차를 하게 됩니다.

교회가 부흥해서 성도가 많아졌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성도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니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문제는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감사의 조건으로, 교회 부흥을 위해 해결해야 할 부수적인 문제로 치부하기엔 더 심각한 문제들이 있는 듯 합니다.

주일 오전, 교회 주변에 이중, 삼중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차들과 교회 주변 도로들의 교통체증을 보며, 내가 만약 이 주변에 사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주민이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짜증나고 불쾌할 것입니다. 내가 겪지 않아도 될 불편들을 겪는 것이니 당연히 불쾌하고 억울할 것입니다. 더구나 그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교회라면 그 불만은 더 클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주차나 교통문제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진 교회들이 자신들의 편의만을 추구하느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잊은 듯 합니다.
자기들은 영혼을 살리는 고귀한 사명을 받았으니 그런 피해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기는 듯이 대수롭지 않게 피해를 주고 이를 당연시 합니다.

저는 이런 현상이 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공해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섬기고 세상의 종이 되어야 할 교회가 이기주의에 빠져 세상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며 공해를 발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해란 산업이나 교통의 발달에 따라 사람이나 생물이 입게되는 여러가지 피해. 자동차의 매연, 공장의 폐수, 여러  종류의 쓰레기 따위로 인하여 공기와 물이 더렵혀지고 자연환경이 파괴되는 문제 따위를 이릅니다. 최근에는 이런 겉으로 드러나는 것 뿐만 아니라 소음이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공해로 분류하곤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공해를 유발할 수 있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소음이 나기도 하고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방출하기도 합니다.
무분별하게 전도지를 남용해서 주변 도로를 어지럽히기도 하고 지나친 악기 소리와 스피커 볼륨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교회가 방출하는 공해의 가장 심각한 부분은 아무래도 노방전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집 저집 다니며 초인종을 눌러대고,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실랑이 하고, 심지어 길거리나 공원에서 고성방가를 하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는 길거리 음악회라면 몰라도 잘 하지도 못하는 노래에 좋지 않은 음색으로 떠들어 대는 것은 분명 공해입니다.

전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전도는 내가 만나는 이웃에게 선을 행함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불특정 다수에게 외쳐댄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진짜 선하시고 좋으신 분이라면 그분을 전하는 우리의 모습도 선하고 아름다워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런 공해보다 더 심각한 것은 폭력의 문제입니다.

폭력이란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 넓은 뜻으로는 무기로 억누르는 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요즘에는 이런 물리적 힘 말고도 정신적, 사회적으로 타인에게 가하는 힘 또한 폭력의 범주로 이해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또한 교회는 상당히 폭력적이 될 수 있습니다. 폭력이란 힘을 근간으로 하는데, 기업화된 대형교회들은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차문제로 돌아가봅시다. 피해를 주는 교회는 단체이고 피해를 입는 주민은 개인입니다. 그러니 개인이 단체를 향해 불평한다 해도 이길 승산이 별로 없습니다. 개인의 힘이 없으니 불편해도 그냥 참고 지내는 것이지요.
혹, 관공서에 민원을 넣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대형교회에는 그런 민원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출석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교회의 입장에서 선처를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회라는 집단이 집단이라는 힘을 이용해 주민들 개인에게 폭력을 가해도 주민들은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냥 불편해도 참는 것입니다.
공해에 폭력을 더하여 세상을 향해 힘을 쓰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교회는 속히 세상을 향한 폐수 방출을 멈춰야 합니다. 시커먼 연기도 중단시켜야 합니다. 생산에만 몰두하여 세상을 오염시켰다면 이제는 정화시설을 잘 갖추어야 합니다. 정화시설을 갖출 수 없다면 오히려 잠시 생산을 멈추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생산을 멈춘다고 굶어죽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교회는 세상을 향한 폭력을 거두어야 합니다. 집단이라는 힘을 이용해 세상과 대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세상을 섬기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곳입니다. 말씀으로 섬기고, 사랑으로 섬기고, 은혜로 세상을 섬겨야 합니다.
영혼을 구원한다는 그럴듯한 구호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세상을 향해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누구도 교회 때문에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 근처에 사는 것이 행운이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은 해야 합니다.

댓글 3개:

  1. 왜 생산에만 몰두 하는 것일까요?~~ㅎ
    내려놓기를 두려워하는 맘은 믿음이 없기 때문이겠죠???
    연약함이 지금의 문제를 자꾸 발생 시키는 듯 해요~~생산에만 과하게 몰두하느라 양육이 필요한 많은 부분이 간과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하나님의 말씀에 더 깊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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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얼마전부터 우리교회주변에 주일마다 교통단속이 엄청심합니다. 몇몇집사님들 엄청 짜증내고(딱지 띄었다고), 모집사님은 싸움까지 하셨습니다.너무 심한 단속이라며..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자업자득아닐까요?? 조금 편하자고 지정되어있는 주차장무시하고 불법주차일삼은..그래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ㅣ 얼마나 불편하면 이런 득단의 조치를 취하겠어요..조금은 부끄럽고 아쉽습니다..적어도 우리교회가 그 지역에 있어서 참좋다는 말은 못 들을망정..그 교회때문에 지겨워 못살겠단 소리를 들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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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변화가 큰 일을 이루어 낼 수 있음을 믿읍시다.
    작은 겨자씨 하나가 심겨져 큰 나무가 됨을 믿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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