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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월 19일 토요일

정호승 - 그는

며칠 전,
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어떤 권사님께서 보내주신,
정호승님의 시 하나 올립니다.

그는
-정호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않을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이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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