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민주주의의 복원은 가능한가'
라는 부제가 달려 있고,
'Letter of Warning to a Young Patriot(젊은 애국자에게 보내는 경고의 편지)' 라는 부제가 적혀 있다.
스탈린이나 히틀러 같은 파시스트들이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시키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이 부시정권 아래서 어떤 식으로 재현되고 있는지를 비교하며 살핀 책으로,
미국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도전받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려내 놓으며 미국 사회를 향한 경고를 보내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놀라운 사실은 부시정권이 집권하며 서서히, 교묘하게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훼손한 것과 거의 똑 같은 방식으로 이명박 정부가 한국 사회를 장악해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이 미국인에 의해서, 미국 사회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는 사실을 잊게 된다. 인명, 지명 등과 같은 고유명사만 없었다면 한국 사람에 의해, 한국 사회를 기반으로 써진 책이라 해도 믿을 정도이다.
독재자들이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취한 열 가지 조처들을 중심으로 그것이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보여준다.
1. 안팎의 위협을 부각시켜라.
- 우리 나라에서 늘 애용되는 이슈는 북한이죠.
40년 넘도록 끈질기게 사용되었다가 잠시 주춤하는 듯 하더니 이번 정권들어 매우 심해졌습니다.
2. 비밀 수용소를 건설하라.
-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하면서 이런 수용소를 만들고 엄청난 국비를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잘 모르겠네요.
3. 준 군사조직을 육성하라.
미국엔 '블랙워터'라는 사설 무장조직이 있어 국외 활동 지원을 합니다. 국내에서도 활동하기 위해 로비중이라는데, 우리나라에선 전통적으로 정치권이 조폭들을 사용했었죠.
4. 일반 시민들을 사찰하라.
- 얼마전 민간인 사찰이 우리나라의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정권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민간인을 비서실이 사찰한 것인데요, 권력 장악의 수순입니다. 누군가 나를 사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누구나 권력 순응적이 되죠.
5. 시민단체에 파고들어라.
- 일명 '프락지' 를 사용합니다. 예전에도 많이 사용했고, 요즘도 많이 사용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방법은 시위대 중간 중간에 프락지를 심어놓고 시위를 폭력적으로 몰아갑니다. 그러면 공권력 투입이 자연스러워지는 것이죠. 얼마전 시위에 참여한 프락지 사진이 공개된 적도 있는 듯 합니다.
한참 촛불시위 할 때, 의도치 않게 폭력시위로 변질된 경우가 있는데, 정부가 심어놓은 프락지에 의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6.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 체포와 석방을 꺼리지 마라.
- 이명박정부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접한 뉴스는 시위대, 혹은 그냥 길 가던 시민들을 무작위로 체포했던 일입니다.
국회의원도 체포됐고, 여자친구를 기다리던 시민도 체포되어 몇 시간을 구금당했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석방했습니다.
7. 핵심 인물들을 겨냥하라.
- 정치 인사는 물론이고, 예술인, 방송인들이 핵심 타킷이 됩니다.
김미화씨 발언 중 나온 '리스트' 사건이나 김제동씨가 방송에서 하차한 것 등, 물론 정부는 아니라 하겠지만, 언론이 알아서 몸 사린 것일 수 있지만, 모두 파시스트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취한 조처들과 같은 맥락입니다.
8. 언론 자유를 봉쇄하라.
-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한 것이 방송사 장악입니다. 결국 MBC 총 파업 사태까지 불러 왔는데요, 아직도 미해결입니다.
IT 강국 한국에서는 방송만 장악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인터넷을 장악해야 언론을 장악하게 되죠. 그래서 '미네르바' 사건으로 본떼를 보여줬고, 미디어법 개정을 위해서 죽도록 힘을 쓰고 있습니다.
9. 비판은 '간첩행위'로, 비판하는 자는 '국가 반역죄'로 몰아라.
- 정치적으로 중요한 때마다 간첩이 등장했던 것은 누구나 잘 아는 사실이죠. 정권에 반기를 들고 비판하는 사람에게는 어김없이 빨간 딱지 붙습니다.
10. 법의 지배를 뒤엎어라.
- 부시 대통령은 역대 모든 대통령보다 대통령 서명 권한을 많이 사용했는데, 이 권한은 법 위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검사들의 집단적 사퇴도 과감하게 실행합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사법부가 권력에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는 것입니다. 권력 앞에선 법도 법이 아닌가봅니다.
한국의 상황도 조금씩 비추어 보았는데요, 물론 동일하진 않지만 공감이 가고 비슷한 상황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정권에 대하여 무조건적으로 비판적이 되는 것도 옳지 않지만, 정권이 정말로 바르게 정치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도 국민들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저자는 마지막 결론에서 미국 시민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될 세계의 독자들에게 용기를 가지고, 개인의 명예 훼손도 각오하고, 일신상의 비밀이 폭로되는 상황도 감수하고, 열정을 가지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기독교인들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는데요, 예수께서 로마라는 강력한 세속권력에 체포되어 정치범 취급을 받았으며, 재판다운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유죄판결을 받고 자기 일에 충실할 뿐이라는 로마군에게 고문당했던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민주주의의 미래는 이런 기억과 회상과 이야기를 통해서 지켜진다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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