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새벽기도회에서 예레미야의 눈물에 관해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처녀 내 백성의 파멸을 인하여 내 눈에 눈물이 시내처럼 흐르도다. 내 눈의 흐르는 눈물이 그치지 아니하고 쉬지 아니함이여, 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시기를 기다리는도다" (예레미야애가 3,48-50)
예레미야는 유다의 멸망을 예고하며 회개를 촉구하던 선지자입니다. 유다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은 예레미야의 그런 예언이 싫어 배척하며 때론 옥에 가두고 목숨을 위협하며 박해했습니다.
결국,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유다가 멸망했습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을 무시하고, 오히려 그를 괴롭히던 사람들이 모두 잡혀가고, 죽고, 나라가 망가졌습니다.
저 같으면 솔직히, 속 시원할 것 같습니다. 나를 억울하게 했던 사람들이 당한 고난을 당연하다 여길 것 같습니다. 물론 마음 한쪽에선 안타까움도 있겠지만, 그래도 잘 됐다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레미야는 그 백성과 나라를 위해 울고 있습니다. 눈물이 시내처럼 흐르며 진심으로 슬퍼하며 울고 있습니다. 여기에 예레미야 예언의 진정성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일본이 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국 기독교의 대표성을 지닐 수 있는 자리에 계신 몇몇 목사님들이 하나님의 심판이래는 둥, 회개해야 한다는 둥, 이런 말들을 쏟아 놓습니다.
그분들의 이런 말씀에서 진지한 사랑,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저 혼자만의 일일까요?
일본이 이런 일을 당하기 전에,
회개해야 한다, 돈만 좇아 가선 안된다, 잘못을 고쳐야 한다 외쳤다면 더 낳지 않았을까요?
지금 당장 힘을 가진 누군가의 앞에서 한 마디 못하다가
그 힘이 사라진 후에, 어려운 일을 당한 후에 고소하다는 듯이 '봐라, 벌 받은 거야' 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이 '요것 봐라' 하며 흔드신 것이다" 라는 식으로 하나님의 이름까지 들먹인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 먹고사는 장사치가 아닐까 의심하게 됩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일본이 우리나라에 해 왔던 일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 쪽엔 '잘 됐다'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으로서 그런 마음 드는 것을 어찌하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마음으로 그런 발언을 했다면 이미 기독교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 아닐까요?
예레미야처럼,
잘못된 권력과 지도층을 향해 회개를 외치고,
그것이 자신에게 불이익으로 다가와도 감내할 줄 알고,
오히려 그들에게 고난이 왔을 때, 그 힘을 잃었을 때,
함께 울어주고 진심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진짜 지도자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