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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25일 금요일

교자상 만들기 - "참 좋았더라"

조그만 자취방에서 혼자 생활하는 동생이 며칠 전 인천으로 집을 옮기고 저녁 먹으로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식사 할 때 쓸 조그만 상, 아니면 침대 위에 깔수 있는 판자 없냐기에

버리려고 문 앞에 내 놓았던 작은 합판 조각에 다리를 달아 조그만 교자상을 만들어습니다. 혼자 식사 하기엔 부족하지 않겠네요.

사포로 대충 문지르고, 베란다 한 쪽에 세워 두었던 각목 조금 잘라 다리 만들고,
다리 흔들리지 말라고 다시 사이 사이에 각목 잘라 대어 준 후

목재용 접착제 발라 적당히 붙인 후 나사못으로 박아 고정시켰습니다.
마감은 니스나 합성 바니쉬 대신 오래 지나 버리려던 올리브유를 천에 적셔 문질러 줬습니다.

석유 냄새도 안 나고, 몸에 해롭지도 않고, 나무의 색감도 적당히 잡아주고, 나무를 오래 보존시켜 주기도 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다지 폼 나지는 않지만, 한 30여분 만에 만든 작품 치고는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저는 집에서 필요한 작은 가구나 소품들의 상당수를 직접 만들어 사용합니다. 물론 타고난 재주가 조금 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사실, 상점에 가서 사는 것보다 별로 볼품은 없습니다. 투박하고 어떨 때는 원하는 모양이 잘 안 나오기도 합니다.

처음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 이유는 경제적 압박 때문이었지만 요즘은 취미 생활 겸 해서 하나씩 만들어 봅니다. 개인적으론 매우 즐거운 시간입니다.

별로 볼품은 없지만, 별로 예쁘진 않지만 밖에서 사 온 물건보다 훨씬 더 애착이 갑니다. 제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겠죠.

특별히, 원하는 모습 대로 완성이 되었을 때의 기쁨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특별히 예쁘거나 세련되지 않아도 말입니다. 오늘도 보잘 것 없는 상 하나 만드어 놓고 좋아서, 자랑하려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시고 "좋았더라" 말씀하셨던 그 마음을 조금, 아주 조금 이해할 듯 합니다. 우리를 만드시고 "매우 좋았더라" 말씀하셨던 그 마음이 조금 느껴집니다. 대단히 예쁘지 않아도 참 좋으셨을 듯 합니다.

그 세상이, 그런 우리가 많이 망가졌으니 얼마나 아프시고 속상하실지도 조금, 아주 조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주께서 우리를 부르심이 '수리공'으로서의 부르심이 아닐지 조심스레 생각해 봅니다. ^^

댓글 4개:

  1. 와~진짜!! 자랑하실만하네요~^^
    수리공 목사님~^^

    이 찬양가사가 생각나네요~ㅋㅋ
    " 우리의 귀에 참 좋았더라던 주님의 음성이 들리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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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진엔 그럴듯한데, 실제로는 조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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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목사님은 사람을 고치고, 고치기 전에 병도 알게 하시는 정말 멋진 수리공이셔요.. 아시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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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나친 과찬이네요.. 민망합니다.^^
    좋은 분들 만나 행복할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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