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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2일 일요일

책소개- '요한복음서와 로마황제숭배' (김선정, 한들출판사)

요한복음을 로마제국이라는 정치적 환경에서 읽은 좋은 책이다.

기존의 요한복음 연구가 주로 유대교와의 대립 관계에서만 연구되었다면 이 책은 로마제국, 유대인(회당), 요한공동체라는 삼자 대립의 관점에서 요한복음을 풀었다.

크로산이나 호슬리 등에 의해서 이미 친숙해진 신약성서의 로마라는 배경을 요한복음에 잘 적용시켰고, 그런 면에서 아주 훌륭한 요한복음 연구라 할 수 있겠다.

핵심적인 내용은 이렇다.

[아우구스투스가 부친 율리우스 시져를 신으로 격상시키고 자신을 신의 아들로 선포한 이래 로마의 황제들은 스스로 신이 되어 로마를 다스렸고 신이 된 황제 숭배를 강요했다. 곧 신-왕 일치의 황제숭배가 요한공동체가 처한 소아시아지역의 시대적 정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대인들은 일종의 타협점을 찾아내는데, 신-왕 분리를 통한 각각의 대처가 그것이다.

유대인들은 메시아 대망 속에서 신과 왕을 분리하여 유일신으로서의 하나님은 인정한 반면 왕으로서의 메시아는 거부하였다.

그래서 타 종교에 대해 관용적이었던 로마제국 안에서 유일신 사상을 유지할 수 있었고, 왕으로서의 로마 황제를 인정함으로써 로마와의 대립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한 공동체는 유대인의 이런 타협을 거부하며 신-왕 일치 사상을 주장하였고, 예수를 참 하나님이요 참 왕으로 고백하며 로마 황제 숭배를 거부하였다.

뿐만 아니라 요한복음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볼 수 있는바와 같이 예수가 로마 황제보다 더 뛰어난 신-왕 이라고 주장하였다.

요한공동체의 이러한 반 로마 신학은 정치적 위협이 되었기에 타협적 태도를 가지고 있던 유대교 회당에서 출교 당했고 로마의 박해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로마, 유대교와의 이런 갈등 안에서 요한공동체는 '신들의 공동체', '포괄적 공동체', '계명 공동체', '영생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확립해 나갔다.]

결론으로 제시한 공동체의 정체성에 대한 접근이 좀 '쌩뚱'맞아 전체적인 논지를 정리할 다른 좋은 방도가 떠오르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주제를 잘 정리한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 논지는 이것이다.

[로마의 황제 숭배 강요 안에서 유대교는 황제숭배 안에 있는 '신-왕 일치' 사상을 '신-왕 분리' 사상으로 대처했고, 요한 공동체는 이 유대교의 방식을 비판하며 '신-왕 일치' 사상으로 로마 황제숭배에 정면으로 맞섰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있다.

첫째, 유대교 메시아 사상의 가장 핵심은 '야훼께서 왕이시다'라는 것인데 유대인들이 유대인들이 왕으로서의 하나님을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것이다.
제시하고 있는 요한복음 본문 몇몇이 그렇게 읽힐 수도 있겠다 싶지만 유대교가 '야훼께서 왕이시다'라는 사상을 쉽게 포기했다는 것은 개연성이 떨어져 보인다.

둘째, 같은 맥락에서, 저자는 요7:26을 예수를 메시아로 이해하면서 동시에 배격한 본문으로 이해하고 유대인들이 메시아 사상을 포기한 것처럼 이해했다. 그래서 유일신 사상과 왕으로서의 메시아 사상이 분리된 것이라고 논지를 이어가는데,
본문에서 유대인들이 메시아 사상을 포기한 증거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저자의 논지는, 유대인들이 신-왕 일치 사상을 포기하고 로마와 타협했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을 때 꽤나 설득력 있는 타당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를 위하여 제시하고 있는 본문들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모든 것들을 접어두고

요한공동체의 상황을 로마제국이라는 정황 속에서 읽은 것 자체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주목 받을만 하다.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 더 좋은 결과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 4개:

  1. 유대교가 야훼의 왕적 지위를 포기했다는 것은 이책의 내용을 오해하신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오히려 김선정 교수는 유대교의 (다윗의 뒤를 잇는)정치적 메시아 개념이 신-왕의 분리를 가져왔고 그 상황에서 야훼의 왕적 대리자인 왕의 자리를 로마 황제에게 넘겨주는 것이 (신학적으로)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요한공동체는 이런 신-왕 분리 체제를 인정하지 않았고 하나님의 아들만이 이스라엘의 왕일 수 있다는 신-왕 일치 체제를 고집하였고 그럼 의미에서 또한 신-왕 일치 체제를 기반으로 황제를 신성시하던 로마와도 마찰을 일으킬 수 밖에 없었다라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즉, 유대교가 야훼의 왕적 지위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치적 메시야 개념이 요한공동체가 보기엔 야훼의 왕적 지위를 로마황제에게 넘겨준 것처럼 보였다고 해야 맞겠지요. 제가 같은 책을 읽고 써본 서평입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래봅니다. http://ssh4jx.tistory.com/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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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자가 진짜 의도하는 바가 무엇일까 나도 전도사님과 동일한 생각을 해봤는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그 부분에서 불분명하다고 여겨졌어요. 저자는 요세푸스와 같이 유대교가 메시아 개념의 분리를 통해 왕으로서의 야훼의 자리를 황제에게 넘겨주었다고 말하려 하지만, 논리적 개연성의 부재로 결국 야훼는 왕이시다라는 전제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라는 결론이 도출된다고 본 겁니다.
    유대인들에게 분리가 가능한 것일까 하는 점도 의문이고,
    아무리 말을 그럴듯하게 만들어도 왕적 지위를 황제에게 넘겨주었다는 것은 결국 왕으로서의 야훼가 부정되었다는 것 아닐까요?
    모든 문제의 근원은 황제숭배인데, 유대교가 하나님은 신으로서, 황제는 왕으로서 섬겼다는 저자의 주장(너무 단순화 시켰나요?)은 결국 왕으로서의 하나님을 포기, 혹은 약화 시킨 것 아닌가 싶어요.
    내 이해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죠.. ^^ 서평은 잘 읽었습니다. ^^ 이런 딴지.. very gooo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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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유대교에서 고백되는 것이 야훼는 왕이라는 고백인 것은 맞습니다만 야훼의 직접통치는 사사시대 이후에 왕을 통한 간접통치로 바뀌게 됩니다. 즉, 요한공동체가 부딫히고 있던 유대교의 신학은 이미 신으로서의 야훼와 왕으로서 신의 통치를 대리하는 인간의 구분이 어느정도 가능해진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야훼가 왕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야훼의 왕권을 대리하는 인간이 신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닐지요.

    그 부분에서 유대교에게 가장 큰 도전은 야훼의 왕권이 아니라 황제숭배를 통해서 받아야들어야 했던 야훼의 신권 박탈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일 수 없다는 유일신적 전제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신-왕일치를 기본으로 하는 로마와 메시야적 왕권 즉, 인간을 통해 대리되는 야훼의 현실왕권을 분리했다고 저자는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자의 논리가 좀 헐겁긴 하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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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서평을 쓰면서, 저자의 논지 전개에 분명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는데 그걸 잡아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더 꼼꼼하게 읽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그러고 싶지도 않구요. ^^
    어쨌든 이렇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줘서 고마워요 ^^
    핵심적인 이견은 이거군요.
    야훼의 직접 통치가 다윗 이후로 없어졌지만, 내가 보기에 메시아 사상의 핵심, 혹은 하나님 나라의 핵심은 여전히 '야훼가 왕이시다'라는 것이죠 ^^
    그래서 신-왕 분리가 가능할까 하는게 내 의문이구요..
    암튼, 누군가와 말 통하는 얘기가 가능하단게 참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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